영화 더 큐어 리뷰

2017.02.19 11:09







더 큐어 (A Cure for Wellness) 후기

미묘하고 독특한 첫맛, 씁쓸하고 더러운 끝맛





<링, 2002>,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론 레인저>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더 큐어>로 복귀했다. 이번 영화의 장르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독특한 소재와 미묘한 분위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홀리는 영화다. 섬뜩하지만 더럽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출연 배우로 데인 드한 (록하트 역), 미아 고스 (한나 역), 제이슨 아이삭스 (폴머 박사 역) 등이 등장하여 열연을 펼친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건강을 위한 치료

<더 큐어>의 원래 제목은 <어 큐어 포 웰니스>이다. 제목은 영어 단어 그대로, 건강(Wellness)를 위한 치료(Cure)라는 뜻이다. 영화는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 요양원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배경은 정말 신의 한 수이다. 스위스의 환상적인 풍경이 고성의 고풍스러운 풍경과 조화를 이뤄 완벽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여기에 데인 드한과 미아 고스의 매혹적인 눈매도 더하여 '신비로움'까지 만들어냈다.





미묘하고 독특한 초중반

영화 초반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독특한 소재를 통해 여러 가지 복선을 던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셔터 아일랜드>와 닮았다. 데인 드한의 모습에서 디카프리오의 젊은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니 더더욱 그렇다. 영화 초중반은 복선이 쉴 새없이 쏟아지기에, 관객들의 호기심을 극한으로 자극한다. 신비롭고 괴기스럽기에 눈을 떼기 어렵고, 스릴감이 영화 내내 멈추질 않는다. 그야말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완벽하게 잘 살린 영화였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카페에서 마신 카페인 탓도 있었겠지만, 보는 내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 심장 박동을 느낀 뇌는 이 영화가 대체 어떻게 퍼즐을 마무리 지을지 궁금해하며 상상의 나래를 끝없이 펼쳤다.





씁쓸하고 더러운 후반

하지만 퍼즐은 이상하게 맞춰졌다. 영화는 결말에 다가가면서 판타지 장르로 갑작스럽게 전환된다. 중세 판타지에서나 볼 법한 드라큘라 이야기나 다름없어서 황당했다. 처음에는 현대 사회에 만연한 성공에 대한 집착과 스트레스, 헛된 야망 등에 초점을 맞춰 현대인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선사했다. 하지만 마지막은 이 모든 것이 그저 허황이고, 그냥 폴머 박사의 욕망과 영생을 위한 장치였다고 말한다. 이 결말을 위해 등장했던 여러 가지 복선들, 즉 생명력 넘치는 장어, 투명한 물, 백의(白衣)의 간호사들은 그저 추악한 근친상간을 위한 소재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징그러운 장어, 더러운 물, 악의(惡意)의 간호사였을 뿐이었다. 마치 <더 큐어>는 매혹적인 큰 인형에서 지저분한 작은 인형이 튀어나오는 '마트료시카[각주:1]' 같은 영화였다.





그래도 독특했던 소재

영화의 결말을 초중반처럼 이어갔다면 감독이 주고자 했던 메시지를 확실히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참 아쉽다. 그래도 이 결말로 가기 전까지 등장했던 여러 소재들은 독특했다. 몇 가지 장치를 주관적으로 해석해보겠다.


- 장어 : 폴머의 영생과 한나의 노화 방지를 위한 판타지적 동물이다. 폴머가 오래 살고, 한나의 성장이 더디면서 월경이 늦게 시작된 것이 장어 진액(비타민) 덕분이다.


- 물 : 생명의 근원이자, 장어의 근원이다. 장어와 비슷한 설정이다.


- 치아 : 에너지를 상징한다. CEO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치아가 점점 빠졌듯이, 록하트도 '큐어'가 시작되면서 치아가 빠진다. 아마도 웰니스 센터의 물을 마시면서 나오는 부작용일 것이다. 큐어는 사실 폴머와 한나를 위한 치료였고, 환자(피실험자)들에겐 정반대 의미였던 셈이다. 치아는 바로 이런 큐어 에너지를 상징하며, 빠진 정도가 큐어의 진척도를 뜻한다. 본래 큐어는 환자들을 자발적 노예로 만들어 진행하기에, 치아도 자연스레 빠진다. 그래서 강제로 록하트의 치아를 뽑는 장면은, 록하트의 에너지를 강제적으로 뺏어 노예로 만들기 위한 장면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치아가 나중에 다시 생기는 것은 치과 의사를 통해 시술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웰니스 센터에서 계속 만족스럽게 살게 만들기 위해 임플란트를 해준 것이 아닐까 싶다.


- 오르골 발레 인형 : 록하트와 한나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이 발레 인형 덕분에 한나는 록하트에게 마음을 열였고, 록하트는 이 인형 덕분에 자아를 찾는다.


- 마을 : 마을은 한나에게 있어서 2차 성징을 상징한다. 한나는 록하트와 함께 마을 밖으로 나가 맥주를 마시고 취기에 춤을 추게 된다. 그리고 이 춤을 추면서 남자의 접촉(성추행)도 경험하게 된다. 또 검붉은색의 립스틱, 다른 여자의 생리혈까지 보게 된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한나의 성호르몬에 영향을 주었고 첫 월경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폴머 원장은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록하트에게 고맙다고 표현하며, 한나가 준비되었다고 말한다.


- 직원 : 웰니스 센터의 직원 들은 폴머를 향한 자발적 노예이거나 추종자라고 볼 수 있다. 마을의 경관이 '비타민'이라는 액체를 먹으며 폴머를 도와주는 것으로 볼 때, 대부분의 직원들도 폴머를 추종하며 이 비타민을 받아먹었을 것이다.


- 마지막 웃음 : 이건 솔직히 무슨 의도로 넣은 지 모르겠다. 록하트는 기분이 더 좋아졌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퇴장하는데, 별 의미도 없는 결말을 별 의미를 주려고 억지로 넣은 느낌이다. 굳이 끼워 맞추자면 영생의 비밀을 알았다거나, 자신의 꿈이 회사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거나,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았다는 것이겠는데‥ 아마도 그냥 오픈 엔딩 영화라고 코스프레 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그냥 결말은 "둘은 무사히 탈출했답니다" 라고 보면 되겠다.




  1. 마트료시카 [Matryoshka doll] : 러시아의 대표적인 민예품이다. 인형의 몸체는 위아래로 분리되며, 큰 인형 안에 여러 개의 작은 인형이 들어있어서, 반복하여 분리할 수 있는 구조의 인형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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