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커버넌트 (Alien: Covenant) 후기

프로메테우스의 철학과 에이리언의 포학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 후속편이 개봉했다. 제목은 <프로메테우스 2>가 아닌, <에이리언: 커버넌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에이리언[각주:1]'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풀어 낸 영화이다. 이 영화의 재미를 좀 더 느끼기 위해서는 <프로메테우스, 2012>와 <에이리언, 1979>를 보는 것이 좋다. 영화 등급은 15세 관람가를 받았지만, 15세치고는 잔인하고 징그러운 요소가 많으니 관람에 주의를 요한다. 주연 배우들은 마이클 패스벤더 (데이빗/월터 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캐서린 워터스턴 (대니엘스 역), 빌리 크루덥 (오람 역), 대니 맥브라이드 (테네시 역), 데미안 비쉬어 (롭 역), 카르멘 에조고 (카린 역), 칼리 헤르난데스 (업워스 역) 등의 배우가 등장한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에이리언: 커버넌트> 의 시대적 배경은 <프로메테우스>의 10년 후이다. <프로메테우스>의 결말은 엘리자베스 쇼와 데이빗이 엔지니어의 행성 '파라다이스'로 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완전히 다른 우주선 '커버넌트 호'를 배경으로 한다. 커버넌트 호는 이주민이 탑승한 행성 개척 우주선이다. 프로메테우스 호가 과학 탐사선인 것과 비교된다. 커버넌트 호는 본래 '오리가에-6' 행성으로 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가는 도중 예측 불가능한 플레어로 인해 항행이 중단되었고, 우주선이 피해를 입고 승무원과 이주민이 죽고 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오리가에-6을 대체할 새로운 행성을 찾게 된다. 그리고 이 행성은 바로 그 파라다이스였다.





곳에서 미지의 바이러스와 유기체를 만나면서 에이리언의 시간이 시작된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주인공 일행이 에이리언과 조우하는 과정은 <에이리언 1>과 굉장히 닮았다. <에이리언, 1979>에서는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 호'가 미지의 신호를 만나면서 본래의 목적지가 아닌 행성[각주:2]에 갔다가 에일리언에 노출된다. 이외에도 <에이리언>의 요소가 많이 녹아있다. 노스트로모에서 등장한 AI 운영체제 '마더'가 커버넌트에도 있으며, 우주선 내부 디자인이나 몇 가지 아이템이 비슷하게 다시 등장한다. 여기에 <프로메테우스>의 분위기를 섞으면 <에이리언: 커버넌트>이다. 





한마디로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에이리언>과 <프로메테우스>를 섞은 느낌이다. <에이리언>의 '포학'과 <프로메테우스>의 '철학'을 모두 느낄 수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의 기원은 어디인가?, 인류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영화였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메테우스>의 후속작을 기다렸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 해답을 보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에이리언의 기원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게다가 그 기원이 바로 '데이빗'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결국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외계 생명체(에이리언)의 위험성을 보여준 영화라기보다는, 인공지능(데이빗)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영화가 됐다.





그리고 데이빗의 과거 행적이 굉장히 그로테스크하게 그려진다. 데이빗은 완전히 미친 인조인간이 되어있었고, 엘리자베스 쇼는 데이빗에게 개죽음 당했다. 사실 이 과정은 인간 관점으로 보자면 그렇다. 데이빗은 인간에게 악의가 있다기보다는,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을 뿐이었다. 마치 '피터 웨이랜드'가 데이빗을 창조하고 흡족했듯이, 그저 자신이 조물주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데이빗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완벽한 창조물이 창조주인 인간과, 인간의 창조주인 엔지니어까지 죽여버린 셈이다.





결말은 예측 가능했다. 마지막의 AI 로봇이 '월터'가 아닌 '데이빗'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데이빗은 커버넌트 호에 에이리언을 싣고 본래의 이주 행성을 향해 떠난다. 이렇게 에이리언의 탄생했고, 이로 인해 이후에 <에이리언> 오리지날 시리즈에서 '리플리'가 개고생하게 된 것이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도 시고니 위버의 리플리, 누미 라파스의 엘리자베스 쇼 처럼 여전사 캐릭터이다. 바로 캐서린 워터스턴의 '대니엘스'이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티나 골드스틴' 역을 맡았던 배우로, 80년 생의 영국 배우이다. 리플리만큼 강인한 모습으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데이빗의 존재가 너무 거대해서 에이리언의 공포감이 다소 희석된 감이 있지만, 이번 영화가 에이리언 시리즈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떠올리면 만족스럽다. 다음 에이리언 후속편은 <에이리언: 어웨이크닝(가제)>이며,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 사이에 있는 10년의 공백을 채울 예정이다. 그리고 다음 영화가 또 나온다면 <에이리언: 커버넌트>와 <에이리언1>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에이리언 프리퀄 시리즈가 시작되면서, 에이리언 세계관이 상당히 방대해졌다. 추후에 시간이 되면 에이리언 시리즈의 세계관을 정리해보겠다. 1937년 생의 리들리 스콧 옹이 부디 오래 사셔서 에이리언 시리즈를 완성해주면 좋겠다. 



▲ <에일리언: 커버넌트> 프롤로그: The Crossing


▲ <에일리언: 커버넌트> 프롤로그: 최후의 만찬


<에이리언: 커버넌트> 개봉 전에 유튜브에 공개되었던 프롤로그 영상이다. 프롤로그 영상은 단순 트레일러가 아니라,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기 때문에 안 봤다면 보는 것이 좋다.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는 새로운 장면들이다.




  1. 사실 '에일리언'이 정확한 외래어 표기법이나, 옛날에 '에이리언'이라고 번역되는 바람에 '에이리언'이라는 표현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본문으로]
  2. 정확히는 Lv. 426이라 이름 붙은 위성이다. 토성형 행성인 '칼파모스'를 공전하는 위성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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