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 빈센트 (Loving Vincent) 후기

별이 빛나는 밤에 보기 좋은 영화





<러빙 빈센트>는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진짜로 그림으로 그린 영화라는 점이다. 그림은 유화 풍이며, 이를 장면으로 연결하여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도로타 코비엘라 감독과 휴 웰치맨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그림으로 등장하는 배우는 더글러스 부스 (아르망 롤랭 역), 시얼샤 로넌 (마르그리트 가셰 역), 제롬 플린 (폴 가셰 역), 에이단 터너 (뱃사공 역), 엘리너 톰린슨 (아들린 라부 역) 등이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는 정말 놀랍다. 모든 장면이 유화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이다. 모든 장면이 단어 그대로 '그림'이라서, 유화 미술관을 90분 내내 쉴 틈 없이 관람하는 느낌이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초기 제작, 기획 단계부터 개봉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이중 약 2년간 100여 명의 유화 미술가들이 약 6만여 점의 유화를 그렸다. 이 6만여 점의 유화가 프레임으로 연결되어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하니, 정말로 '살아 숨 쉬는' 그림이 되었다. 또한 그림 보는 느낌을 더욱 살리기 위해, 영화의 화면 비율을 1.33:1로 편집했다. 그래서 화면비가 2.35:1인 디지털 영화와 비교하면, 양옆이 잘린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덕에 각 장면이 시야에 온전히 들어와서 그림 보는 느낌과 비슷하다. 게다가 영화 곳곳에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배경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의 이야기는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지만, 영화 스토리 속에 빈센트는 없다. 빈센트 반 고흐가 자살한 후 1년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빈센트는 그저 과거의 인물로 잠시 등장할 뿐이고, 영화의 주인공은 '아르망 롤랭'이라는 청년이다. 롤랭은 빈센트의 지인에게 빈센트의 편지를 전해주려 하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부탁 때문에 마지못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오베르에서 여정을 보내면서 점점 빈센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롤랭의 여정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빈센트의 주치의였던 폴 가셰 박사, 그 박사의 딸 마르그리트 가셰, 여관 여주인 아들린 라부, 뱃사공 등이 빈센트의 죽음과 연계된 인물들이었다. 롤랭은 이들과 대화를 나눠가며 퍼즐을 맞춘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그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 타살되었을 것 같다는 의심이었다. 영화는 이러한 과정을 몽환적인 추리 스릴러로 묘사한다.





하지만 영화 결말은 가셰 박사의 고백으로 마무리된다. 애초에 빈센트의 정신질환은 심각한 상황이었으며, 자신의 말로 인해 자살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롤랭은 가셰 박사의 고백에 해답을 얻게 되고 편지를 건네주면서 영화의 막이 내린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예전부터 존재했던 의심이었다. 빈센트의 죽음이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고, 이로 인해 타살 의혹이 끊임없이 있어왔다. 하지만 많은 의문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명되지 못했다. 하지만 변함없는 사실은 그가 외롭고 슬프게 떠났다는 사실이다.





영화 보는 내내 잔잔한 아름다움과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빠져 있었는데, 영화 결말부에서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져내렸다. 빈센트 반 고흐의 감정이 내게 한꺼번에 밀려들어온 느낌이었다. 그가 당시에 느꼈던 고독과 괴로움이 내 가슴속 깊이 사무쳤다. 실제로 그는 살아생전 미치광이, 별 볼 일 없고 평범한 그림쟁이, 실패한 선교사 등으로 불렸다. 물론 그의 천재적인 그림 솜씨를 알아본 이도 있었지만, 이는 극히 적었다. 





빈센트는 늦은 나이에 그림에 입문하였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약 8년간 그림을 그렸었다. 8년간 그린 그림은 약 800여 점, 하지만 생전에 팔린 그림은 단 1점이었다. 하지만 현재 그의 그림은 수천억 대를 호가하며 돈 주고도 사기 어려운 그림이 되었다. 죽어서 좋은 평가받아봐야 미술가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보며 그의 영혼이 느끼고 감동받고 있다. 어쩌면 빈센트 반 고흐는 불행한 세상에서 떠나 별이 빛나는 아름다운 그림에서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영화도 그의 숨결과 붓 터치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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