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이디 버드 (Lady Bird) 후기
천방지축 사춘기 소녀의 성장 이야기




배우 '그레타 거윅'이 감독으로 찾아왔다. 제목은 '숙녀 새'라는 뜻을 가진 <레이디 버드>이며, 청소년의 방황기를 담은 드라마 영화이다. 방황을 겪어본 청소년이라면, 아니면 그런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특히 여성이라면, 공감대가 생길 법한 영화다. 등장인물로 시얼샤 로넌 (크리스틴 '레이디 버드' 맥퍼슨 역), 로리 멧칼프 (매리언 맥퍼슨 역), 트레이시 레츠 (래리 맥퍼슨 역), 루카스 헤지스 (대니 오닐 역), 티모시 샬라메 (카일 역), 비니 펠드스타인 (줄리 역), 조단 로드리게스 (미구엘 맥퍼슨 역), 오데야 러쉬 (제나 역) 등의 배우가 출연했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유년 시절을 아무 사고도 없이, 아무 일도 없이 평탄하게 보낸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방황하고, 고뇌하고, 일탈하고, 다시 정신 차리며 살아간다. 이 영화는 이런 삶을 경험했던 사람이나, 또는 그런 자녀를 가졌던 부모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영화다. 그게 아니라면 방황하는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영화다.




주인공 '레이디 버드'는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이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고3인 셈이다. 그는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 성인처럼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싶어 한다.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은 크리스틴 스스로 지은 이름이며, 크리스틴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 정체성이란, 바로 '자유'를 빙자한 '방황'이다. 부모님이 붙여준 '크리스틴'이라는 이름을 거부하며,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으로 부르길 바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질풍노도의 레이디 버드에게 방해꾼은 바로 '엄마' 매리언이었다. 매리언은 자신의 딸이 엇나가길 바라지 않는다. 크리스틴이 철이 들고, 가정의 환경에 맞춰 현실적으로 살아가길 바랐다. 하지만 매리언의 바람은 레이디 버드에게 있어서 그저 '잔소리'일 뿐이었다. 레이디 버드는 엄마의 잔소리에 맞서 싸우며, "집 나가겠다, 내가 원하는 대학을 가겠다, 지긋지긋한 고향을 떠나고 싶다"를 외친다. 




그에게 있어서 집이란 하루빨리 떠나고 싶은 장소였다. 자신이 사는 동네와 집을 싫어했고, 남에게 자신의 집을 속일 정도였다. 게다가 고향 '새크라멘토'도 싫어했다. 대학을 멀리 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고향을 떠나기 위해서였다. 그랬던 그가 정작 떠나고 나서 깨닫는다. 멀어진 이후에야 그것이 고마운 존재였음을 깨달은 것이다. 싫어했던 과거, 아픈 기억, 힘들었던 추억 모두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도 그러했다. 인생의 방해꾼이라 생각했던 어머니가, 돌이켜보니 가장 고마운 존재였다. 레이디 버드는 이 깨달음과 함께, 진정한 '크리스틴'으로 변모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가족, 고향' 뿐만 아니라 이성친구와의 '연애'도 다룬다. 첫 번째 연애 대상은 '대니'다. 가족과의 문제와 고향의 냄새도 잊을 만큼 사랑의 꽃이 피었다. 대니는 자상한 남자였다. 연극을 하며 둘의 사이는 더 끈끈해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알고 보니 대니는 동성애자였고, 이를 숨기기 위해 연애를 하는 것이었다. 레이디 버드는 대니에게 큰 실망을 하며 연인 관계를 끊는다. 연극까지 그만두며 그와 멀리하지만, 마지막에는 대니를 용서하며 화해한다. 특히 이 용서의 기회는 레이디 버드가 변화하는 터닝 포인트가 된다.




또 동성 친구와의 우정도 있다. '줄리'는 레이디 버드의 베스트 프렌드였다. 학급에서 회포를 나누는 대상이기도 하며, 취미를 공유하는 고마운 친구다. 그런데 '제나'와 친해지면서 이 둘의 사이가 멀어진다. 제나는 흔히 표현하자면, '잘 나가는' 학생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진'과 비슷한 존재다. 레이디 버드는 제나와 더 친해지기 위해서 줄리와의 우정을 저버렸고, 거짓말도 스스럼없이 하게 된다.




제나와 함께 '카일'이라는 새로운 이성 친구도 생긴다. 그리고 그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제나와 카일 멤버에 더욱 친해지게 된다. 레이디 버드에게 있어서 카일은 완벽해 보이는 남자 친구였다. 잘생긴 외모, 좋은 체격, 지적인 이미지 등 완벽한 훈남이었다. 하지만 그와 첫 성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모든 환상이 깨진다. 카일은 거짓말로 뭉쳐진 존재였고, 더군다나 카일의 이미지도 자신이 환상에 빠져 만든 거짓된 이미지였다. 이 깨달음 덕에 다시 줄리에게 다가가게 된다. 집이 그랬던 것처럼, 줄리도 멀어져보니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영화의 결말은 현실적이고 아름답다. 어머니가 딸을 뉴욕으로 떠나보내면서 슬피 우는 모습을 보며 같이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크리스틴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소중함을 느꼈고, 나 또한 같이 느꼈다. 멀어져야, 잃어봐야,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건, 어쩌면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라도 알았다면, 더 후회하지 않도록 항상 생각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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