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열 리뷰

2017.07.06 21:42







박열 (Anarchist from Colony) 후기

열정과 사랑 사이는 아나키즘





<왕의 남자>, <소원>, <사도>, <동주>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이준익 감독이 <동주>로 돌아왔다. 이번 영화도 <동주>와 마찬가지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며, 근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이다. <박열>은 실존 인물 '박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이제훈 (박열 역), 최희서 (가네코 후미코 역), 김인우 (미즈노 역), 김수진 (마키노 역), 야마노우치 타스쿠 (후세 역) 등의 배우가 등장하여 열연을 선보였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박열 (朴烈 / 1920. 2. 3. ~ 1975. 1. 17.)

박열은 아나키스트, 언론인, 시인이었으며, 1920년대 일제에 맞서서 열렬히 활동했던 독립유공자였다. 경북 문경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3.1 운동으로 인해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학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일본에서 당시 독립운동의 한 종류였던 '아나키즘(무정부주의)' 운동을 하였다. 처음 단체는 '흑도회' 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였으나, 후에 '불령사'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였다. 여기서 '가네코 후미코'를 만나 아나키즘 사상을 공유하며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던 중 관동 대지진을 겪게 되고 이 과정에서 벌어졌던 조선인 학살을 피해 생활하다가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된다. 박열은 체포 이후 상하이 폭탄 구입 계획이 탄로 나고, 결국 재판에 서게 된다. 박열은 이 재판에서 조선 관복을 입고, 조선말을 하며, 아나키즘에 대해 열변하는 비범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국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후에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수감생활을 이어갔고, 옥중에서 후미코와 결혼하게 된다. 후미코는 옥중에서 자살하였으며(추정), 박열은 한국 광복 이후 석방되어 귀국하게 된다.





아카니스트

영화는 박열의 독특한 성격과 그의 사상 '아나키즘'에 대해 상세히 묘사한다. 아나키즘은 '무정부주의'로 번역되었지만, '탈권위주의', '무권위주의' 등의 표현이 좀 더 적절하다고 봐야 한다. '무정부'라 하면 정부와 법이 존재하지 않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아나키즘은 폭력, 차별, 편견 등을 만들어내는 모든 권위에 대해 부정하고 탈피하자는 사상이다. 사상 자체는 훌륭하지만, 너무 이상주의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아나키스트였던 박열은 일본제국 '일왕'의 존재에 대해 비판을 하고 그가 없어져야 평화가 올 것이라며 주장한다. 즉 그는 단순히 한국 해방뿐만 아니라, 범지구적인 평화를 위해 행동한 것이다. 영화는 이제훈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박열의 이러한 비범한 모습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행동 연기로 잘 표현했다. 영화에서 표현한 일제의 악행이 우리에게는 정말 슬프고 분노할 만한 소재이지만, 박열의 익살스러운 모습 덕분에 웃을 수도 있고, 열을 식힐 수도 있었다.





가네코 후미코 (金子 文子, かねこ ふみこ, 박문자 / 1903. 1. 25. ~ 1926. 7. 23.)

후미코 또한 아나키스트였으며, 박열의 아나키즘에 반하여 서로 정신적 교감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훈만 이 영화에 등장했다면, 영화의 메시지 전달은 부족했으리라. 최희서의 후미코는 주인공 박열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엄청난 존재감이 있었고, 정말 개성적인 캐릭터였다. 최희서는 일본인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일본인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고, 후미코의 독특한 모습 또한 잘 표현해냈다. 후미코는 진취적인 성격, 굳건한 신념, 꺼지지 않는 열정, 진정한 사랑 등 이 모든 표현을 담은 인물이었다. 이러한 모습에 어느 누가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는 뒤로 갈수록 다소 처지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지만, 적어도 인물에 대한 소개와 스토리텔링은 훌륭했다. 박열을 모르는 이에게 박열을 설명해달라 하면 이 영화를 보여주면 될 듯하다. 게다가 후미코라는 인물과 최희서라는 배우까지 알고 갈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역사에 대해 배우고 기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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