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녀 리뷰

2017.06.10 21:02







악녀 (The Villainess) 후기

다 된 액션에 로맨스 뿌리기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를 연출했던 정병길 감독이 5년 만에 영화 <악녀>를 들고 왔다. 이번 영화는 피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액션 영화다. 꽤나 잔인한 장면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당연하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판정받았다. 캐스팅으로 김옥빈 (숙희 역), 신하균 (중상 역), 김서형 (권숙 역), 성준 (현수 역), 김연우 (은혜 역), 손민지 (민주 역) 등의 배우가 등장한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악녀>는 한국 영화로 범위를 제한하면 굉장히 드문 영화다. 특히 한국 영화의 최근 트렌드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메인 주인공이 여성이며, 심지어 칼과 총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킬러 캐릭터이다. 여기에 1인칭 시점의 오프닝 시퀀스와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를 통해 화려한 액션을 연출했다. 더군다나 김옥빈은 이러한 액션 연기를 대역 없이 해냈다. 이러한 독특함 덕분에 <악녀>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김옥빈은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 액션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의 한계를 경신했다. <악녀>의 액션은 남녀를 떠나서 대부분의 배우가 소화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여기에 화려한 카메라 워크를 통해 액션의 정점을 만들어냈다.





<악녀>는 이러한 액션이 장점이었지만, 단점으로도 크게 작용하고 말았다. 장면 하나하나는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이 즐비했다. <하드코어 헨리>가 연상되는 1인칭 액션, <킬 빌>이 연상되는 칼부림 액션, 이외에도 여러 장면이 특정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끔 연출됐다. 독창성을 추구한 영화라기보다는 "나도 이렇게 찍을 수 있다"라고 어필하기 위해 만든 영화랄까. 게다가 액션의 비주얼에 지나치게 신경 쓴 부작용도 그대로 드러났다. 총을 곁에 두고도 사무라이 마냥 굳이 칼질하는 전투씬,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보여주는 저격 씬(이 부분에서는 전신샷을 보여주기 위해 뜬금없이 줌아웃을 한다), 반복적인 장면이 연속으로 나오는 롱테이크 액션 등이 그 예이다.





게다가 이런 아쉬움 속에 사랑 타령까지 곁들어버리니 악녀(惡女)는 온데간데없고 애처로운 여인만 남게 되었다. 영화 러닝타임 내내 숙희는 남편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딸 '은혜'를 위해 싸운다. 그리고 이런 사랑 감정과 모성애 감정 때문에 숙희는 계속 이용당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만 나오니 그저 가슴 아플 따름이다. 이런 감정 표현은 악(惡)과는 어울리지 않다. 영화 결말에 나오는 숙희의 웃음에서 숙희가 악녀로 거듭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의 몇 초를 빼면 숙희는 그저 불쌍하고 착한 여인일 뿐이었다. 김옥빈의 액션은 빛을 발했지만, 이런 로맨스 요소 때문에 빛이 바랜 영화가 된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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