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신저스 리뷰

2017.01.08 00:50







패신저스 (Passengers) 후기

아름다운 우주 속에 아름답게 갇히다





<패신저스>는 <이미테이션 게임>을 연출했던 모튼 틸덤 감독의 SF 영화이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제니퍼 로렌스 (오로라 레인 역), 크리스 프랫 (짐 프레스턴 역), 마이클 쉰 (아서 역), 로렌스 피시번 (거스 만쿠소 역) 등의 배우가 등장한다.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은 이 영화의 홍보를 위해 내한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못 봤더라도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이 두 배우가 선사하는 훌륭한 연기를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패신저스>는 우주 속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모험 스토리를 기묘하게 연출했으며, 광활하고 아름다운 우주를 CG로 멋지게 그려냈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STEP 1 : SF 장르

<패신저스>의 시대적 배경은 행성 간 이동이 가능한 우주 탐험의 시대이다. 주인공들은 아발론 호의 승객(패신저)이며, 아발론 호는 터전 2 (홈스테드 2)라고 이름 붙여진 행성을 목적지로 가는 초호화 우주선이다. 지구로부터 터전2까지 가기 위해서는 무려 120년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모든 승무원과 승객들은 동면 상태로 잠들어야 했다. 그런데 여행 도중 운석 충돌 때문에 아발론 호에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짐 프레스턴은 혼자 90년이나 일찍 깨어나게 된다. 짐은 개척 행성에 정착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엔지니어 기술을 발휘하기 위해 아발론 호에 탑승했던 승객이었다. 그는 다시 동면하기 위해 자신의 공학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STEP 2 : 휴먼 드라마 장르

짐은 결국 동면을 포기하고 아발론 호 내부의 최고급 시설을 즐기며 1년을 보낸다. 음식도 마음껏, 운동도 마음껏, 온갖 여가생활을 즐긴다. 하지만 공허한 우주선 속에서 홀로 외롭게 지내는 생활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호화로운 생활을 보낼 수 있더라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었다. 그래서 짐은 자살로 고독한 삶을 끝내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꿈의 여자 '오로라 레인'을 발견한다.






오로라 레인은 뉴욕 출신의 저명한 소설가로, 개척 행성을 소재로 소설을 쓰기 위해 아발론 호에 탑승했던 승객이었다. 짐과 달리 오로라의 동면 캡슐은 지극히 정상이었다. 하지만 짐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고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오로라를 강제로 깨우고 만다. 당연히 짐은 이 사실을 비밀로 했고, 자연스럽게 오로라에게 다가간다. 오로라도 짐의 첫 모습처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다시 동면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STEP 3 : 로맨스 장르

불가능을 깨달은 오로라는 짐이 그랬듯,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다. 오로라는 자신을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짐에게 반하게 되고 결국 사랑에 빠진다. 이 둘의 로맨스는 악튜러스의 화염만큼이나 뜨거웠고, 광활한 아발론 호를 사랑으로 가득 채우기에 충분했다. 이 과정에서 이 둘의 사랑이 아름답게 묘사되는 만큼 우주가 아름답게 묘사된다. 드넓은 우주 배경, 셀 수 없이 많은 아름다운 별들, 미려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아발론 호가 이 둘의 사랑을 감싸준다. 덕분에 이 둘의 사랑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적어도 오로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관객들은 아마 불편했겠지만. 하지만 아서가 오로라에게 짐의 비밀을 알려주며 이 로맨스는 산산조각 난다. 비밀을 알게 된 오로라는 분노와 증오에 휩싸인다. 짐 때문에 자신의 꿈이 물거품이 된 것이었고, 자신을 살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STEP 4 : 재난 장르

둘의 냉전은 한동안 진행되었지만, 우주선의 지속된 오류로 항해사 거스가 깨어나면서 다시 영화의 흐름이 뒤집힌다. 거스는 아발론 호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알게 되고 고치려 했지만, 동면 캡슐 오작동으로 인해 죽고 만다. 결국 다시 둘만 남게 되고, 이 둘은 우주선과 탑승자들을 살리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영화는 이 과정을 SF 영화답게 스펙터클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이 스펙터클을 다시 로맨스로 승화시킨다. 오로라는 짐을 용서하고, 자신의 반려자로 받아들인다.





<패신저스>는 이렇게 크게 4개의 장르를 시간적 흐름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패신저스>는 이 흐름이 뭔가 불편하고 부족하다. 우선 휴먼 드라마 요소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뒤에 따라온 로맨스 요소가 불편하다. 차라리 다르게 묘사했다면 로맨스가 덜 불편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패신저스>의 로맨스는 '인간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로맨스'로 표현하려 했지만, 그보다는 '여자가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과정을 표현한 로맨스'처럼 비치게 됐다. 





마지막엔 재난 요소를 억지로 욱여넣는 바람에 SF 영화로서 부족하게 느껴진다. 항해사가 깨어났지만, 승무원들을 깨울 생각이 없다. 또 자신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승무원 권한을 굳이 일개 승객들에게 넘긴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승무원들이 계속 없어야 하고, 오로라와 짐만 덩그러니 남기기 위한 억지 설정이었다. 그래야만 이 둘이 아발론 호의 위기를 구하고, 이를 통해 화해하고 재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승무원들이 있었다면 아발론 호를 쉽게 고쳤을 것이고, 오로라가 짐을 용서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 재동면이 안되는 캡슐 설정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설정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는 사실 알고 보면 '재동면이 불가능한 동면 캡슐'때문에 시작됐다. 원자로 부품까지 스페어가 있는 마당인데, 재동면 장치가 없다는 설정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게다가 자가 수리를 할 수 있는 AI가 탑재된 아발론 호지만, 이 최첨단 우주선 안에 있는 안드로이드 로봇은 바텐더와 청소 로봇이 전부다. 이외에도 SF 영화로서 아쉬운 설정들이 꽤 많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제니퍼 로렌스 & 크리스 프랫의 달콤한 조화와 환상적인 CG로 달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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