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인 더 다크 (Don't Breathe) 후기

숨도 못 쉴 공포스러운 연출





<이블 데드>를 리메이크 했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작품 <맨 인 더 다크>다. 원제는 <Don't Breathe>로, 본래 뜻은 '숨 쉬지마' 이다. 배우는 사실상 4명 출연이 전부이다. 눈먼 노인 역의 스티븐 랭, 록키 역의 제인 레비, 알렉스 역의 딜런 미네트, 머니 역의 다니엘 조바토 등이다. 한정된 공간, 한정된 배우로 최대한의 공포감과 스릴감을 끄집어 낸 멋진 영화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맨 인 더 다크>는 영어 제목처럼 숨 쉬지 말아야 할 영화다. 영화 속 캐릭터가 숨죽이고 있듯이, 관객들도 숨죽이고 보게 된다. 그만큼 엄청난 몰입감과 스릴감을 선사한다. 스토리에 큰 내용은 없다. 알렉스는 방범 회사를 다니는 아버지 덕분에 마스터키를 가졌다. 알렉스는 그의 친구 록키, 머니와 함께 도둑질을 한다. 록키는 도둑질로 돈을 벌어 여동생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떠나고 싶어 한다. 그러던 중 도둑질하기에 완벽해 보이는 집을 찾게 된다. 그 집에는 눈멀고 늙은 퇴역 군인이 혼자 살고 있었. 보험금으로 돈을 두둑이 챙긴 채 말이다.





문제는 이 노인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늙은 것도 눈먼 것도 그에게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록키 일당은 잠자는 사자의 코 털을 건든 것이었다. 좁고 어두운 집에 셋은 나란히 갇히게 되고, 노인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생존의 혈투를 벌인다. 이렇듯 스토리에 큰 내용은 없다. 약간 색다른 점이라면, 선한 캐릭터는 없다는 점이다. 노인, 알렉스, 록키 모두 안쓰럽고 딱한 사정은 있지만, 그 사정으로 그들의 악행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감정 이입을 완전히 줄 만한 캐릭터는 없다. 





하지만 약자와 강자는 분명하다. 노인은 강자였고, 도둑들은 약자였다. 굳이 감정이입을 하자면, 강자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약자에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연약한 소녀인 록키, 또는 이 도둑질에 연루되고 싶지 않았던 알렉스일 것이다. 이들이 쫓기고 숨는 과정은 정말 숨 막힌다. 좁고 잠겨있는 집, 불빛이 필요 없는 장님, 노인이라기엔 너무 우람한 근육 등 어느 것 하나 도둑들에게 쉬운 설정이 없다. 그래서 정말 영화 러닝타임 88분 내내 긴장과 스릴이 넘친다.





카메라와 조명 연출이 특히 대단하다. 어두운 밤에 조명이 필요 없는 집이다 보니 제한된 인공조명으로 공포감을 한껏 살아난다. 여기에 방 하나하나가 좁은 집이고, 이 방들을 하나하나 들추는 카메라 연출이 엄청나다. 그래셔 상투적인 공포 영화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정말로 감독은 공포가 무엇인지 알고 잘 연출했다.





또 엄청난 연출과 함께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노인을 연기한 스티븐 랭이 놀랍다. 영화 <아바타>에서 마일즈 쿼리치 대령 역을 연기했던 배우다. <아바타>에서도 보여줬던 근육 몸매가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7년 전 영화인 <아바타>에서 은퇴하고 그대로 돌아왔다고 해도 믿을만한 몸이다. 장님이라는 핸디캡을 무시하는 엄청난 괴력과 재빠른 운동 신경 덕분에 공포감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또 록키를 연기한 제인 레비도 훌륭했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과 <이블 데드>에서도 호흡을 맞췄었는데, 여기서도 훌륭하게 배역을 소화해냈다. 페데 감독은 영화 구상 초기부터 제인 레비를 주연으로 염두하고 찍었다고 하니 그저 캐릭터 그 자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말로 연출과 배역이 환상의 콤비를 이뤄낸 영화다. 제작비는 천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북미 개봉 10일 만에 제작비의 5배로 흥행 수익을 기록할 정도였다.





약간 아쉬운 점은 결말이다. 노인은 단순한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의 딸이 교통사고로 죽자, 그 가해자를 납치하여 지하실에서 가둬놓고 있었던 것이었다. 심지어 그 가해자로부터 자신의 딸을 얻어내려고 하고 있었다. 알렉스와 록키는 그 사실을 알고 여자를 구하려 하지만, 결국 노인에 의해 그 여자는 죽고 만다. 그리고 다시 집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악하는 과정에 알렉스가 죽고 만다. 록키는 노인에게 치명상을 입힌 뒤 다발을 들고 탈출에 성공하고, 그 돈으로 동생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떠나면서 마무리된다. 하지만 TV 방송을 보니 노인이 살아있었고, 노인은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도난당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며 영화의 막이 내린다. 속편을 위한 포석인지, 찝찝함을 위한 포석인지 알 턱이 없다. 설령 속편이 만들어진다 해도, 노인이 눈먼 채로 캘리포니아를 어떻게 활보하고 다닐지 모르겠다. 그저 꺼림칙한 느낌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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