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Sully) 후기

208초, 24분, 155명, 기적을 만든 사람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새로운 작품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다. 이 영화는 2009년 미국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연출한 실화이며, 이 사건의 주인공인 '체슬리 설렌버거'의 전기(biography)를 그린 영화이기도 하다. 주인공으로 톰 행크스(설리/체슬리 설렌버거 역), 아론 에크하트(제프 스카일스 역) 등이 등장하며, 잔잔하고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이 사건은 2009년 1월 15일, 미국 허드슨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드슨강(Hudson River)은 미국 뉴욕주 동부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이다. 체슬리 설렌버거(애칭 설리)는 당시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에서 출발한 US 에어웨이 1549편(에어버스 A320)을 조종하는 기장이었다. 하지만 비행 도중 새 떼가 엔진에 충돌하여 엔진이 파괴되었고, 기장·부기장·스튜어디스 등 5명의 승무원들과 150명의 승객을 포함한 총 155명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충돌한 새는 날개 폭이 최대 1.8미터에 달하는 캐나다 기러기라는 큰 새였기 때문에 엔진에 치명적이었다.





설리 기장과 그를 보조하던 제프 스카일스 부기장은 이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첫 번째는 출발했던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으로 회항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근처에 있는 뉴저지의 테터보로 공항으로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설리 기장은 보통 조종사라면 생각할 수 없는 제3의 선택지를 선택한다. 바로 허드슨강으로 비상착수(워터 랜딩; Water lading)하는 것이었다. 설리 기장은 엔진의 비활성 상태, 여객기의 고도와 속도, 고층 빌딩이 많은 주변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공항 두 곳 모두 갈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고, 이에 따라 허드슨 강을 활주로로 선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허드슨강에 착수한다. 이 과정은 단 208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허드슨 강에서 총 155명이 전원 구조되었고, 구조에 걸린 시간은 단 24분이었다. 비상착수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일이고, 155명이 탑승한 대형 여객기임을 감안할 때, 모든 인원이 큰 부상 없이 구조된 일은 전례 없던 일이었다. 이 덕분에 설리 기장은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다. 그 이후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설리 기장과 제프 부기장은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에 의해 조사를 받게 된다. 영화에서는 NTSB가 무능하고 옹졸한 단체로 묘사되며, 설리 기장을 영웅이 아닌 '죄인'으로 취급을 하는 단체로 묘사된다. 설리 기장의 허드슨강 착수는 그의 오판이었고, 여객기를 공항 두 곳 모두에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증명하려고 한다.





이로 인해 설리 기장은 자신의 선택이 정말 옳았는지 자책하며 고뇌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과 신념을 토대로 이를 극복해낸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말 그대로 인간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컴퓨터'적인 시뮬레이션인 것이었다. 그리고 인간적인 요소, 즉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대처하는 인간의 임기응변 능력을 고려하여 시뮬레이션에 딜레이 시간을 포함시킨다. 그 결과 공항 두 곳 모두 착륙에 실패함을 증명해낸다.





영화 <설리>는 이러한 과정을 굉장히 깔끔하게 묘사한다. 특히 시간적 흐름을 조절하여 연출한 것이 굉장히 좋았다. 시간적 흐름을 순행적으로만 했다면, 관객들로 하여금 사건에 대한 궁금증 유발을 못 했을 것이고, 영화를 지루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적 흐름을 섞고, 중간중간에 설리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깔끔한 연출을 해냈다. 또 208초 동안 벌어진 짧은 사건을 5760초(96분)에 걸친 내용으로 풀어낸 것만 봐도 훌륭한 연출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하지만 연출에 대한 비판적인 이슈도 있다. 바로 NTSB에 대한 묘사다. NTSB는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무능력하고 옹졸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조사는 당연히 있는 절차이고, 조사 과정을 검찰이 수사하듯이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당시 NTSB의 조사관들도 "우리는 아무도 곤란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묘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설리 또한 "실제 조사관은 검찰관이 아니며, 조사 과정을 검찰 조사하듯이 묘사하는 것은 잘못됐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클린트 감독은 영화의 연출을 위해 NTSB 조사관들을 희생시킨 셈이다.





이런 비판적인 이슈에도 변함없는 사실은 설리 기장의 결단과 책임감이다. 설리 기장은 "208초 동안 단 한순간도 자신을 위한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어떻게 하면 승객들을 안전하게 살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다고 한다. 또, 그는 자신이 영웅이 아니며, 부기장과 스튜어디스를 포함한 승무원 그리고 안전 절차를 따라준 승객 모두가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한다. 바로 이러한 정신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어느 단체에서나 리더의 역할은 실로 중요하다. 리더의 존재와 그의 언행은 실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단체의 방향을 잡기도 하고, 단체의 존폐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이 허드슨강의 기적은 설리 기장이라는 리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에게는 이런 리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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